첫눈의 장병규 대표

"첫눈 사태는.. 그게 아니잖어.."
"그게 아니라면..?"

"장 머시기라는 친구가 첫눈 만들면서 그랬잖어. 한 100억쯤 가지고 그냥 재밌게 놀겠다고.."
"그때 인터뷰에서 그랬지."

"근데.. 그게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돈G달하면서 놀민놀민~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거야. '한국의 구글'이니 뭐니 하면서 첫눈에 대한 네티즌의 기대치가 엄청 높아졌고, 그래서 어느날부터인가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닌 게 되어버린 거지. 에스컬레이터 효과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대량난감'한 지경에 처했고.. 네이버 투항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되었다는 얘기지."

"삐딱하군.. 내가 보기에 이번 첫눈 사태는 오히려 첫눈이 만들고 즐긴 것으로 보이는데? 어쩔 수 없는 막다른 길에서 취한 선택이라면.. 어떻게 무려 35배나 튀기는 장사를 할 수 있겠어? 네티즌들이 계획적이었다면서 첫눈을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잖아."

"그건 결과론일 뿐이지. 첫눈 사태를 돈과 연관지어 해석하려 드는데, 장병규 대표에게 돈 자체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야.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태의 본질을 희석하는 일이기도 하지. 이미 돈방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설마 그 푼돈이 탐나서 그랬겠어? 그가 네이버 투항으로 건지고 싶었던 것은 실제로는 돈이 아니라 명예였다고 봐야 해. 그에게는 하늘높이 치솟은 네티즌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입게 될 데미지가 오히려 더 두렵고 중요한 문제였을 거라는 얘기지. 마침 그때 네이버에서 전략적으로(이건 말 안 해도 무슨 말인지 알지?) 접근을 해왔던 거고."  

"재밌는 해석이군. 계속해봐."


독일대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까지 가는 월드컵 축구 혈전을 보면서, 캔 맥주 옆에 두고 나눈 친구와의 대화다. 눈꺼풀이 자꾸 내려감기는 고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