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버스나 지하철에 물건을 두고내린 경험이 있을 터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 문제로 병원까지 찾아갔으니, 이같은 경험이 특별하게 많은 측에 속한다 할 수 있다.
(병원서는 의사가 입원을 해야겠다고 해서 그냥 나왔댔다. 물건을 잃어버린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일로 병원 찾아온 게 입원이 필요하다는 소견이어서. 쿨럭~)

암튼, 어느 정도인가 하면.. 엊그제 밤 11시경에 잠옷 바람으로 나가서 담배를 한 보루 사가지고 왔다(담배 가게는 바로 우리 옆집이다). 몇 개피가 남아 있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밤샘을 해야 할 것같은데, 담배 가게 문은 11시면 닫혀서였다.  

그런데, 새벽녘에 남아 있던 담배를 다 피우고 새로 사온 담배를 찾는데 이게 안 보였다. 온 집안을 뒤져도 담배는 끝내 안 나왔다. 결국 사거리 편의점까지 나가서 다시 담배를 사와야 했다. (그래서 말인데, 담배.. 마약인 거 맞다. 그러나 풋지 마시라고는 안 한다.) 물론 오늘 이 시각까지도 그 담배는 찾지 못 했다.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이 없다. ㅡㅡ;

이렇게.. 뭔가를 잘 잃어버린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는 특히 더 그렇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뭔가를 잘 잃어먹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때는 생각 말고는 할 게 없으니까.

에니웨이, 아는 분의 블로그에 들렀더니 놋북을 잃어버렸단다. 외장하드까지 든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하니.. 그 심난함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디.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 가방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많이 잃어먹어본 내 경험에 의하건대는 그렇다.

이 글은 그래서 쓰는 글이다. 어떻게 해야 분실한 물건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긴 설명도 필요없다. 다음 그림을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 내 외장하드다. 나의 IT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_ ;;

암튼, 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앞면 뒷면 옆면 할 것없이 온통 연락처로 도배가 되어 있다. '습득하신 분에게는 후사합니다'는 문구까지 앞뒤 옆면으로 빼곡히 쓰여 있다.

이미 눈치들 채셨을 터다. 그렇다. 이게 분실물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적어도 내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저게 그렇게 해서 돌아온 적 있느냐고? 당근이다. 나는 뼛속까지 철저하게 경험론자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는다. 하물며, 경험하지 않는 일을 조언한다고 나서겠는가?

나처럼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분이 계시다면, 저 방법을 꼭 한번 실천해보시길 권한다. <통신보안>


 

<덧붙이는글> 이 글이 그렇잖아도 속상해 있는, 이제 겨우 마음 추스려가고 있는, 놋북 잃어버린 그 분의 속을 다시 긁는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래서 다른 때라면 걸었을 링크도 안 걸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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