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따옴표 언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기사의 내용과 관계없이 '직접 인용구'를 기사의 제목으로 사용하는 언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기사의 제목에 '직접 인용구'를 사용하는 건 기사의 주제를 부각시키는 일반 제목을 사용하는 데 비해 보다 더 강하고 직접적인 독자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따옴표 제목'은 독자의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강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호도하거나 왜곡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는 단점 또한 큰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이 '따옴표 제목' 달기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헤드라인 타이틀의 경우, 그것이 갖는 의미나 독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직접 인용구'를 사용한 제목 달기는 그 유혹이 아무리 크다 해도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부족하다 할 정도이지요.

그런데 출범 초기부터 이같은 '따옴표 제목 달기'를 거의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신문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입니다.[각주:1] 오마이뉴스는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애오라지 이같은 따옴표 제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옴표 언론' 하면 자연스레 오마이뉴스를 떠올릴 정도로 '따옴표 제목 달기'는 이제 오마이뉴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렸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따옴표 제목은 오늘도 여지없이 그 빛을 발했습니다.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따옴표 언론의 대명사,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전여옥 의원 맞거나 눈 찔린 적 없다"

'따옴표 언론' 오마이뉴스의 특기를 한껏 보여주고 있는 죽여주는 타이틀입니다. 사람들이 기사를 보는 방식이 대개 기사의 제목에 크게 좌우된다고 볼 때, 그리고 인터넷에서 기사가 노출되는 방식이 100% 기사의 제목에 한정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저 '따옴표 제목' 하나가 갖는 의미는 적지가 않습니다.

기사의 제목만을 보면 전여옥은 천하의 파렴치한 인간입니다. 맞거나 찔린 적이 없으면서 8주 진단을 끊어서 가짜 호나자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명천지 밝은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맞은 적도 없고 눈을 찔린 것도 아닌 이가, 그것도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이가 이처럼 뻔뻔스런 가짜 환자 행세를 하는 게 어뗗게 가능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 기사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여옥 쌩쑈 뽀록나다

전여옥 쌩쑈 뽀록나다

 
"전여옥 쌩쇼 뽀록났군요"

오늘 메타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입니다. 내용은 오마이뉴스의 저 기사를 전하면서 전여옥이 쌩쑈를 했더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같은 글에 특별한 내용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나는 전여옥을 싫어한다'는 알 수 없는 증오심만이 드러나 있을 뿐입니다.


전여옥의 쌩쑈가 뽀록이 나는 순간..ㅋㅋ
그럴 줄 알고는 있었지만 참...대단한 오크..ㅄ 인증


그럴 줄 알고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인증샷까지 덧붙입니다.


전여옥

다친 척 엄살 떨고 있는 전여옥 인증샷


개인적으로 전여옥 혹은 전여옥의 행태를 좋아하는 이도 있을 수 있고 싫어하는 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혹은 누군가의 행태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때에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있습니다. 예컨대, 이번 사건에서 전여옥은 가해자가 아니고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전여옥이 린치를 당했을 때 인터넷에서 나온 반응을 보면 어이가 없는 정도를 넘어 섬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잘 처맞았다' ' 아예 **했어야 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 정도는 약과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증오로 넘쳐 났습니다.

미워하는 감정이 크면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저변을 살펴보면 이게 그렇게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일만은 아닙니다. 불필요한 대갤구도를 조장하고, '증오 바이러스'를 퍼뜨려 증오심을 부추기는 존재가 없지 않은 것으로 보여서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오마이뉴스의 기사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저 기사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여옥을 증오하는 이들에게 증오 바이러스를 퍼뜨려 그들의 증오심을 부추기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기사입니다. 그게 아니고서는 "전여옥 의원 맞거나 눈 찔린 적 없다"는 따옴표 제목은 어떻게도 설명이 불가능한 때문입니다.

나는 오마이뉴스를 내가 생각하는 언론의 범주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각주:2] '찌라시'의 다른 표현인 '따옴표 언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찌라시'가 무슨 짓을 하건, 제목을 뭘로 달건 거기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뭐라고 할 생각조차도 없습니다. 다만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할 수 있는 온갖 패악질은 다 하는 찌라시 주제에 입만 열면 '언론개혁'을 부르대고 있으니 그게 차마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따옴표 언론' 오마이뉴스는 자주 조선일보를 비판합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언론으로서의 오마이뉴스는 그 어떤 잣대를 들이댄다 해도 조선일보보다 결코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비전의 제시가 아니라 무조건적인 '증오 바이러스'의 유포를 최고의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해악은 오히려 조선일보를 능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찌라시조차도 차마 조심스러워 할 성부른 '따옴표 제목 달기'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하고 있는 이따위 '따옴표 언론'이 언론의 문제를 탓하면서 언론개혁을 운위하는 현실이 참혹할 뿐입니다. [각주:3]


따옴표 언론 - 오마이뉴스

따옴표 언론의 대명사 -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덧붙이는글> 계속 똑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것같은데요. 이같은 '따옴표 제목'은 비정상적인 겁니다. 그 해악 또한 무쟈게 큰 아주 나쁜 거구요. 해외 언론이 뭐 굳이 더 낫다는 건 아니지만, 이는 유수의 해외언론사 몇 곳만 돌아봐도 이내 확인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어느 곳도 지금 우리나라 언론들처럼 이렇게 '따옴표 제목'으로 도배를 하는 곳은 없습니다. 도배는 둘째 치고 그런 기사 찾기가 더 힘들다고 하는 게 맞는 말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또 그런 얘기 나올 수 있습니다. 포털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온라인신문긔 구조상 제목을 일정 길이로 끊어야 하고 거기에 맞추다보면 거기에 맞는 기사 제목을 만들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구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분들 꼭 있습니다.
짧게 결론만 말한다면 그래서 지금 내가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거 잘못된 것이니 틀 자체를 바꿔야 하는 거라구요. 세상에 뭔가 개혁하겠다고 부르대는 넘이 그래 틀이 그런데 어찌라는 말이냐고 한다면.. 걍 죽으라고 할 밖에는요. 못 죽겠다면 한다면 그런 것들은 그냥 파리채로 탁! 하고 때려잡아버려야 합니다. 그것 말고는 답 없습니다. -_
  1. 신문방송학이나 언론학 혹은 미디어론을 공부하는 이들 가운데 아직 학위 주제를 정하지 못한 이가 있다면, 이걸 논문의 주제로 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사례 연구만으로도 석사 학위 정도는 훌륭하게 통과할 테고, 거기에 인터넷과 아이티 기술의 접목 혹은 이같은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전망까지를 제시한다면 박사학위를 받는 데도 결코 손색이 없다 하겠습니다. [본문으로]
  2. 오마이뉴스가 언론이면 날아가는 새는 똥파리다. 파리채로 탁! 하고 때려잡아야 할. [본문으로]
  3. 신기한 것은 조중동의 편집이 갖는 문제를 그렇게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언론개혁 전도사 손석춘이 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꿀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언제 만나면 함 물어봐야겠습니다. 손석춘도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 언제 여기 들른 김에 답을 해줄 수도 있겠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