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초에 조선일보가 톱으로 뽑은 엽기적인 헤드카피를 보고 살짝 어이없어 한 적이 있다 이 무슨 엽기적인 짓인가 하고 "조선일보의 엽기적인 헤드카피"

그런데 오늘 '조선닷컴 편집본부(본부다 -_ )' 이름으로 '2008년 조선닷컴 편집 명예의 전당'에 올라온 "네티즌 눈을 사로잡은 '참신한 타이틀'"이라는 기사는 이같은 조선일보의 '엽기적인 제목 만들기'가 아예 본부 차원에서 기획, 장려되어 왔음을 자랑스럽게 전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지인 즉, 조선일보 기사가 조선닷컴에서 제공될 때는 조선닷컴 편집부가 심혈을 기울여 독자들의 시선에 맞도록 '참신하게' 다른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과연 1등 신문 조선일보답다 발상에서 실천까지 그리고 그것을 명예의 전당에 올려 공공연히 자랑스러워 하는 데 이르기까지 두루 1등신문 조선일보가 아니고서는 감히 흉내도 내지 못할 일이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같은 짓은 조선일보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다른 언론 매체에서도 왕왕 보이는 문제다 불과 얼마 전까지 포털뉴스는 이 문제로 여론과 언론사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저들은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그 불가피성은 피력했을지언정 조선일보처럼 당당하지는 얺았다 백보 양보하여 그들 모두가 의도적이었다 해도 최소한 그들은 그것을 기꺼워해 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의도적이 아니었노라 애써 변명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들은 그 짓이 적어도 염치없는 짓임은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조선일보가 대단한 것은 이 지점이다 도대체 얼마나 뻔스러워야 이같은 짓을 하고도 그것을 이렇듯 공공연히 자랑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확실히 1등신문 조선일보만이 할 수 있는 일이겠다 이 기사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기사는 짐짓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을 숨기거나 호도하고 있다

기사는 제목 만들어붙이기가 마치 조선일보의 기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제목 바꾸기의 대상에는 외부 통신사의 기사도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기사가 본래 전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메세지를 만들어 전하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기사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조선일보는 지금 대단히 정교한 방식으로 자신들이 자행하고 있는 행태를 위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조선일보 정도의 훈련된 두뇌가 아니고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간교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에니웨이, 조선일보는 이같은 일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네티즌 눈을 사로잡는 '참신한 타이틀' 만들기"를 2009년에도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통해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때 조선일보에 적을 둔 바 있는(지금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모르겠다) 전 조선일보 기자 서명덕님은 이 기사를 두고 다음과 같이 짧게 신음하듯 내뱉는다

조선닷컴의 제목 낚시질, 올해 이렇게 해 왔다?
인터넷에서 낚시를 잘 하려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 라고 자랑하는 느낌이...


짐작컨대 아마도 서명덕님은 저 말에 몇 마디는 더 해도 좋았지 않았나싶다 몇 날 독한 감기를 앓고 난 몽롱한 정신을 다듬어 굳이 이 포스팅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 글의 제목으로 서명덕님이 만든 제목을 그대로 옮겨적는 이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