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오만해졌다.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사용자인 까닭에, 사용자가 구글에게 맞춤 서비스를 요청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스스로가 정한 약속은 지켜야 하고, 지키려는 노력만이라도 해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구글은 스스로가 정한 규칙마저도 지키지 않는다.

 

구글 애드센스 비활성 계정구글 애드센스 비활성 계정

 

 

구글은 말한다. "구글은 (애드센스) 신청일로부터 일주일 이내로 신청서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이메일을 통해 알려 드린다"고.

구글은 '일주일 이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스로가 정한 일주일에서 10배가 넘는 70일이라는 기간이 지난 지금까지 똑같은 화면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다른 설명은 없다. 달리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도 없다. 구글이 오만해졌노라 말한 까닭이다.

내가 보기에 구글은 배가 불렀다. 그것도 많이 불렀다. 배가 부르면 쉬이 오만에 빠진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마찬가지다. 그리고 배가 부르면 둔해진다. 기업이 필망하는 길로 접어드는 순간이다.

 

구글은 지금 세계 IT 기업의 최정상에 있다. 당분간은 이 지위가 흔들릴 것같지도 않다. 그러나 아무리 견고한 기업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변화가 무쌍한 IT 업종의 기업은 이같은 경향성이 특히 더 하다.

모든 무너짐은 작은 데서 비롯된다. 구글은 기술력의 기업이다. 못지않게 신뢰의 이미지가 강한 기업이다. "Don’t Be Evil"은 구글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제일 가치 가운데 하나다.

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오만은 악의 다른 이름이다. 오만에 빠져 스스로가 세운 약속과 가치를 저버리는 순간 악은 배태된다. 그것이 쌓여서 우리가 말하는 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구글은 필망한다.

 

구글은 필망한다.

 

"모든 기업은 필망한다. 구글은 기업이다. 고로 구글은 망한다."는, '언젠가는 망할 것이다'는 의미의 필망이 아니라, 스스로의 약속과 가치를 저버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순간 이내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의 필망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7일 이내'라는 헛된 거짓 약속을 공공연히,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기업에서 미래를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Don’t Be Evil"

 

자신이 세운 이 가치와 이미지가 단지 구호 속에서만 존재하게 되는 때가 곧 구글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