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구글 구글.. 구글...  개구리 울음 소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노구리'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우리 노무현 대통령 각하의 울음 소리는 더욱 아니다. (음.. 넘 썰렁했나.. -_ )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각종 뉴스 매체와 여러 블로그에 등장하여 그 성가를 높이고 있는 구글(google)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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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구글의 전성시대'다. 

지금 인터넷, 특히 블로그 등은 애드센스라는 광고 전략을 등에 업고 갈 곳 없는 백수 블로거(쿨럭~ 내 얘기다. 넘 예민해하지 마시길.. -_ )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가히 '구글 신드롬'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구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물론 다른 매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 종이 매체는 말할 것도 없고, 명색이 이 나라 동냥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교육방송에서까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구글 매니아가 구글 광고로 몇 백달러 짜리(몇 천 달러였나? -_ ) 수표 받는 장면을 브레이킹 화면으로 잡아 특집 방송을 하는 정도다.

판이 이런 판이니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의 신바람에 빛나는 국민 일반이, 두 여중생의
안타까운 압사 사건에 촛불로 떨쳐 일어나 화답한 열혈 청년들이 어찌 잠자코 있을 일이겠는가? 신드롬이 일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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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YAHOO!)라는 잘 나가는 사이트가 있었다. (있었다는 과거 시제 표현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암튼.. -_-) 한때는 온갖 '성공 신화' 스토리를 쏟아내며 지금 구글이 누리고 있는 명성과 스포트라이트를 그대로 받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야후는 구글에 자신의 그 모든 거의 모든 영광을 넘겨주고, 구글이 칭송받는 자리에 으레 곁가지로 등장하여(그것도 야후 자신은 한사코 원하지 않을 법한 자리에서) 구글을 빛내는 조연 역할에 머무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인터넷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통설을 감안한다 해도, 이같은 현실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야후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일 터다(죽은 자에겐 이같은 고통도 없다. -_ ).

그래서일까? 야후의 전설 제리 양이 다시 야후의 사령탑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이다(
야후로 돌아온 제리 양 사장… 경영 악화에 CEO 복귀 기사 참조). 야후를 제자리로 돌려놓고자 하는 고육지책일 터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시선이 그리 긍적적이지만은 않아보인다.

CNetNew.com 은 당장 '애널리스트들과 업계 관측통, 전직 야후 중역 한 명'의 의견이라면서
'야후의 회생을 위한 5단계' 라는 긴급 조치 시나리오까지 제시한다. 양이 이 다섯가지 조치를 시급히 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덧붙여서다. 존심 상하는 일이겠지만, 이것이 야후의 현실이다. 


황금같은 금요일 저녁.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이같은 '구글 스토리'는 단연 으뜸가는 화제였다.

'이러다 구글 제국 가는 거 아니냐' '울 나라는 왜 이같은 검색 서비스가 안 되느냐' '스폰서를 검색 결과 제일 상단에 올리는 단세포들이 어딨느냐(네이버 등 국내 포털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나온 얘기다)' '요즘 블로그에서 '구글'이나 '애드센스' 비판 잘못 꺼냈다가는 왕따 되기 십상이다'는 등의 시시껄렁한 얘기가 오가다가 대화는 이내 "왜 구글인가" 하는 데로 모아졌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신뢰'였다. 오늘의 구글은 결국 '유저의 구글(의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거 아니겠느냐는 것이고, 이에 대부분이 동의했다. 'Don't be evil.'을 모토로 내세운 구글 마인드와 그 모토에 충실한 구글의 행보가 '신뢰를 상실한 세상'에서 한 줄기 빛으로 작용한 결과였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답이 그냥 똑 떨어지게 나왔던 것은 아니다. FTA 등으로 요즘 한창 기세가 등등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특히 국내 포털의 행태에 대한 상당한 성토가 있고 난 다음에 나온 결론이었다)



"웃기고 있네."


어느 자리에나 돌연변이는 한둘씩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자신들이 도출한 위대한(!) 결론에 한껏 고무되어 '위하여!'를 위한 잔을 채우고 있는 사이, 술자리 내내 우리의 얘기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있던 친구(별명이 '삐딱선'인 친구다) 하나가 기어이 한마디 하고 나섰다.



"구글이 '신뢰' 덕분에 신화를 만들었다고? 오늘의 '구글 스토리'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그들만의 모토와 알고리즘 때문에 이루어진 거라고? 웃기지 좀 말라고 하세요. 구글 창업자가 누구야? 야후 창업자가 누구야? 한쪽은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문 출신이고, 다른 한쪽은 나이 열살에 이민온 겨우 머리 좋은 아시아계 청년 아냐? 미국이 어떤 나라야? 영웅 만들기라면 아주 사족을 못 쓰는 넘들 아냐?"

"미국이 아무리 '인종의 용광로'니,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출세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니 해도 아메리칸과 아시안에 대한 구분은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야. 영웅을 만든다면 그들이 누굴 영웅으로 만들 것같아? 가문 좋은 미국 청년일까? 어느 운좋은 아시아계 청년일까? 그림 안 나와?"

"야후가 아무리 기를 쓰고 발버둥을 쳐도 구글을 넘어설 수는 없어. 프레임이 이미 그렇게 짜여 있는 거야. 야후와 구글은 그 출발점에서부터 이미 그 한계를 달리 하고 있다는 말이지.  야후와 구글을 얘기하려면 이 프레임을 잘 봐야 해. 그게 미국이 만든 프레임웍에 놀아나지 않는 첩경이야."
 
"야후든 구글이든 용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건 그냥 미국이 만들어낸 허상들이야. 앞으로도 야후는 상당 기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기회의 땅' 미국을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는 여전히 이용 가치가 있는 때문이지. 알타비스타 인포시크 라이코스 등이 시장에서 줄줄이 사라져가도 야후가 아직도 시장력을 완전히 잃고 있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고."

"여기서 미국(인)의 의도가 있네 없네를 따질 필요는 없어. 무의미한 일이지. 이 모든 건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 양식인 때문이야. 우리가 '대~한민국'에 박수치며 열광하고 '의인 김대업'에 미쳐 발광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돼. 쉽게 말해, 그건 걔들의 문제가 아니라, 종자 즉 DNA에 관한 문제인 거지."

 
한마디씩 이의를 제기할 때마다 거침없이 튀어나오는 그 친구의 독설(獨說)에 우린 그냥 조용히 입을 닥쳤다. 그리고 '위하여~'도 없이 술자리를 접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다른 친구 하나가 전화를 했다.



"야, 걔.. 순 사이코 아냐?
 앞으로 그 칭구 나오는 자리 같으믄 내한테 미리 얘기 좀 해주라."


딸칵~ 하고 전화는 끊겼고, 나는 울컥~ 술이 올라오려 했다. <통신보안>




<덧붙이는 글> 
글을 쓰고 나서, 구글을 이용하여 '구글'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봤다. 혹시 저 친구 비슷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나싶어서였다. 만일 아무도 없다면 괜한 친구 하나 이상하게 만들고, 나 또한 더불어 이상한 사람 될 수도 있겠다싶어서였다. 내 검색 실력이 형편 없어서인지 비슷한 이야기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아침에 글을 써두고도 '비공개'를 풀지 못했다.

그런데 오전에는 그냥 지나친
구글코리아 본사의 사무실 모습을 다시 보면서 '비공개'로 되어 있는 글을 '공개'로 풀어버렸다. 저게 뭔가 싶은 게, 돈 잔치 하는 것도 아니고, 유치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거기에 또 발광하는 사람들이라니..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