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의, 블로거에 의한, 블로거를 위한" 큰 잔치..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가 끝났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블로그에 올라온 후기들을 읽다보니, 컨퍼런스에 만족한 분들도 계시고,  살짝 실망해 하는 분들도 계시고, 많이 못마땅해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만족해 하는 분들(은 대개 파워블로거인 듯싶군요)보다는 그렇지 않은 분들이 살짝 더 많아 보입니다. 적어도 지금 이 시각 현재 후기로 올라와 있는 글들만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는 너무 당연한 결과인 걸로 보입니다. 2,000명이 넘는 참석자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컨퍼런스란 도대체 가능하지 않겠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토는 "블로거의, 블로거에 의한, 블로거를 위한" 컨퍼런스라고 하지만, 솔직히 그게 어디 블로거의, 블러거에 의한, 블로거를 위한 컨퍼런스일까요? 만들어둔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으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요(그러고 보면 '블로거를 위한'은 맞을 듯도 싶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까지 얘기하면, 또 삐딱선 타냐고 말씀들 하실 것같아서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블로거 컨퍼런스를 부정하는 게 아니고, 행사 자체가 안고 있는 한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겁니다.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부정하거나 하는 글을 쓸 수는 없는 일이지요. 써서도 안 되는 거구요. 그건 행사에 참석한 분들에게 모욕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행사에 참석한 어느 블로거의 글 가운데 공감이 가는 일부를 옮겨봅니다.  

"오늘 행사는 그냥, 인터넷 잘 쓰고 있던 사람들 중 젊은 층을 싸잡아 “네티즌”으로 규정하며 마케팅 대상으로 전락시켰던 사람들이, 또다시 그냥 남들 다 하는 블로그 키우는 사람들을 모아다가 밥 잘 먹이고 “블로거”로 규정하는 행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행사에 참석은 하지 않은 분의 글 가운데, 아래서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와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글 하나도 옮겨봅니다. 일부이니까, 자세한 내용은 위에 링크한 글과 함께 링크를 통해 마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이제.. 별 거를 다 하네요.. ^^).

"지금 한창 행사중인 '대한민국 블로거컨퍼런스'라는 기괴한 잔치상을 뒤엎고 싶었다. 블로거간 친목과 유대, 교류의 자리(축제, 잔치)를 마련하기 위해, 그리고 그 자리에 돈이 들어가고 그것을 정부와 기업의 돈으로 충당해야 한다면, 개인적으로 그 친목과 유대의 자리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블로거컨퍼런스'는 한마디로, 춘향이를 탐낸 변사또의 헛된 욕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위에 옮긴 두 글이 함축하고 있는 바는 거의 같습니다. 블로거가 누군가/뭔가의 수단으로 전락해 있다는, 혹은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같은 우려가 맞다고 봅니다. 사실 그건 비단 오늘의 블로거 컨퍼런스만이 아니고, 늘 그래 왔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같은 얘기 나오게 되면 으레 "언제는 뭐 안 그랬나? 늘 그래 왔는 걸.." 하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거구요.

그렇습니다. 우리(이게 좀 요상한 얘기이기는 합니다. 쿨럭~ -_  암튼, 굳이 말한다면 여기서 우리는 제가 즐겨 쓰는 '행인2' 혹은 '지나가는 사람' 쯤으로 읽히는 그 일반인인 우리입니다)는 항상 누군가/뭔가의 들러리였습니다. 들러리는 어느 자리에서나 있기 마련이고, 그리고 그건 늘(혹은 대개는) 주인이어야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인터넷을 업으로 택한 10여년 전부터 이 프레임을 어떻게든 깨뜨리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심정으로 나름 애를 써왔습니다. 그러나 그건 언제나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끝나고 말았지요. 벽은 많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으뜸은 거대 자본과 스타성 인물들 때문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자금과 스타가 필요없다는 건 아닙니다. 그건 필요하지요. 아래 어느 글의 댓글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시장 진입(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 이 표현을 씁니다. 쿨럭~ -_ )을 위해 이들은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그걸 모르는 게 아닙니다. 다만, 목적을 이룬 다음 '사다리'여야 할, 수단이어야 할 이것들이 결국은 꼭 주인 행세를 하고야 만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인이고 주인이어야 할 쪽은 목표에 오르고 나면 꼭 버림을 받는 '사다리' 신세가 되고 말구요.

제 글에서 자주 '기생 의식'이라거나, '기생층(사람들이 때로 오해들 하시는데 기생'충'이 아니고 '층'입니다. 영어몰입교육 버전으로 말해서 '클래스')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자본이나 스타성 인물에 경도되는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거지요.

글이 길어질 것같고, 내일 아침까지 마무리해야 할 일도 있고, 지금 보니 댓글도 몇 개 달아야겠고 해서 어제 어느 블로그에서 주고 받은 댓글을 하나 올리면서 얘기를 마치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글 가지고 또 막 뭐라 말꼬투리 잡을 사람들 있을 것같아서 미리 하나 밝혀두자면, 저 동네는 이상하게 수정 버튼이 없어서(저는 글을 생각나는 대로 막 두드리고 난 다음, 이내 수정을 하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_ ) 글이 약간 거칩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있는 '파워 블로거' 운운 부분은.. 스타성 블로거 등으로 바꿔야 하고 또한 포털 등도.. 다른 말로 좀 바꿔야 하는데.. 그러질 못 했습니다.

암튼, 위에 옮긴 댓글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옵니다만, 저는 블로고스피어가 의미있는 생태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블로거 컨퍼런스와 같은 이같은 행사 못지않게, 각각의 블로거가 스스로의 공간에 머무르기 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때론 깨지고 때론 공감하며)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소통의 방식 가운데 하나가 트랙백이라 보는 입장이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로 자기만의 울을 치고 그 안에서 머무는 패거리 의식에 물든다면 이제 막 꽃망울을 맺기 시작하는 블로고스피어도 머지않아 또다시 스타성 인물이나 자본의 한낱 '이용물'로 전락하고 말 거라고 생각합니다.

간만에 '~습니다' 체를 쓰니 무쟈게 어색한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이것저것 주워섬기다보니 제 할말도 다 못한 듯싶구요. 다른 할말은 내일쯤 다시 계속해서 쓰겠습니다. 한마디만 더 하구요. 깨지거나 말거나.. 트랙백 보내지 말라는 얘기들 좀 하지 마십시다. 블로거가 트랙백 말고 소통할 수 있는 길이 달리 어디 있을까요?

블로거 컨퍼런스 못지않은 블로거의 소통 방식이 바로 블로거 사이의 활발한 트랙백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지금 블로그를 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