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허하고 맘도 허하다 최근 이런저런 일로 맘이 많이 상했다 맘이 이 모양이니 몸 또한 성할 리 없다 오늘같이 장시간 외근에 시달리고 돌아온 날이면 기력이 다 빠지고 말 그대로 파김치가 되어버린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밀린 일들 몇 가지 처리하고 나니 벌써 새벽이다 수북히 쌓여 있는 메일들 가운데 한겨레와 한겨레21에서 날아온 메일링의 타이틀이 유독 시선을 끈다
 

한겨레 필통레터


한겨레 필통레터는 히틀러를 탑으로 찍고 있다(히틀러를 비판하며 크는 아이들) 뭔가싶어 들어가봤더니 어느 덜 떨어진 분의 어거지가 글읽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뭔가 있어는 뵈야겠는데 안에 든 건 도무지 꽝~인 듯해보이는 글이다 문득 지난 촛불 시위 때의 '유모차 부대' 여인들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한심한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이 나라 역사를 어떻게 히틀러에다 비교하는지 모르겠다 2년여 독일 점령기의 프랑스 상황을 거의 한 세대가 넘는 동안의 일제 식민지 치하 한국 상황과 마구잡이로 비교하는 치들의 아둔함과나 겨룸직한 인식틀이다 만세다


한겨레21 뉴스레터


제목부터가 '공갈쇼' 냄새가 확 풍기는 한겨레21의 “미네르바 구속은 자해공갈쇼”… 김어준-정봉주 쾌도난담을 읽는다 '쾌도'는 없고 헛소리만 가득하다 김어준은 페지일언하고 "말이 안 된다"고 설래발이다 "미네르바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하지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김어준(이하 김) 미네르바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하지만, 말이 안 된다. 정부가 금융권에 달러 매수 금지 요청 공문을 보냈다는 건데, 실제로 3일 전에 7개 금융기관을 모아놓고 달러 매입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말로 했냐, 공문으로 했냐인데 형식이 조금 다를 뿐 내용과 효과는 같다. 이게 허위 사실이냐 이거지.


땁~다압~해진다 어디서 많이 듣보던 소리다 이 블로그에서도 그렇고 박찬종 변호사도 그렇고 미네르바 박을 옹호하는 이들이 즐겨 하던 그 헷소리다(박 변호사가 예의 저 웃기잡는 논리에서 벗어나 제대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싶어 다행이다)  

긴 말 하면 입 아프고 함 보자 김어준은 미네르바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그 근거로 정부가 금융기관에 달러 매입 자제를 요청한 사실을 들고 있다 '정부의 달러 매입 자제 요청'이 사실이므로 '정부가 금융권에 달러 매수 금지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말한 건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거짓말을 한 건 사실이지만 허위 사실 유포는 아니다?"
 

김어준 - 정봉주

김어준 딴지일보 종신총수-정봉주 전 국회의원 (오른쪽부터)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김어준의 이 주장은 두 가지 점에서 '쾌'하지 못하다 첫째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무지 혹은 무시다 경제 위기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기관과 의견을 조율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정부는 이런 일 하라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도 이같은 사실을 온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자제 요청'과 '금지 요청'을 구분해 적고 있는 점에서다 '자제'와 '금지'의 구분조차 못하고 설래발인 벽창호들에 비한다면 확실히 진일보한 접근방식이다 그런데 그 차이까지 적시한 김어준이 내린 결론은 전혀 엉뚱하다 마치 정부가 무슨 못 할 짓이라도 하다 들켰다는 식으로 헷소리를 하고 있다  

둘째는 '미네르바의 공문'에 대한 의미 왜곡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미네르바가 말한 공문은 존재하지 않는 문서다 이건 김어준도 동의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미네르바는 존재하지 않는 그 공문을 정부가 긴급 발송했다는 거짓 사실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게 허위 사실 유포가 아니다? '정신병적 증상'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미네르바가 누구인가? 언필칭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다 말만 그런 게 아니다 눈치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언론이나 출판사도 그를 명시적으로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활자화시켜두고 있다 공영방송의 메인 앵커까지 나서 정부가 미네르바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할 정도다 이런 이가 '긴급 공문 발송'이라는 타이틀로 인터넷에 '공문'을 띄운 것이다 그런데도 이게 문제될 게 없는 일이다? 이걸 문제 삼는 게 오히려 '정신병적 증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미네르바가 봤다는 '공문(비슷한 것)'의 존재다


무엇보다 미네르바 자신은 문제의 '공문(비슷한 것)'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이 사태의 핵심이 공문의 존재 유무에 있는 것이지 정부의 협조 요청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미네르바를 변호하려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미네르바가 봤다는 그 공문(비슷한 것)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다 그게 아니라면 미네르바의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은(그게 법적인 처벌을 포함하는 책임이든 도의적인 책임이든지를 떠나서) 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네르바 자신이 밝히고 있는 이같은 사실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말로 했냐 공문으로 했냐, 형식이 조금 다를 뿐 내용과 효과는 같다"면서 "이게 허위 사실이냐 이거지" 하는 너스레를 떨고 있다 딴짓이란 게 아무리 정도가 없다 하지만 이 정도 딴짓이면 딴짓이라기보다는 어디 살짝 맛이 간 짓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만일 맛이 간 게 아니라면 이건 영낙없는 기생질이다 사건에는 으레 기생층들이 달라붙는다 이같은 기생층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법정 주변이다 법정 주변에 서식하는 이 기생층들은 피해자의 변호 같은 데는 애시당초 관심이 없다 어떻게든 피해자를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게 이들의 유일한 목적이다 먹잇감을 찾는 이들의 후각은 탁월하다 만만한 피해자다 싶으면 이내 개떼처럼 달려든다

이번 미네르바 사건 주변에도 이같은 기생층들이 널리고 널렸다 이 기생층들의 관심사는 미네르바가 아니다 미네르바의 변호는 더욱 아니다 미네르바를 변호하는 척 하지만 그래서 인권이 어떻고 민주주의가 어쩌고 나발을 불어대고 있지만 속내는 미네르바를 이용해먹겠다는 것이다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상징 조작된 미네르바에 묻어가려는 기생질인 것이다


김어준 한겨레 류의 '말 되는' 기생질


앞서 나찌와 한국의 경우를 등가적으로 비교하는 이의 단순함을 얘기했다 한겨레와 김어준 류 또한 마찬가지다 그 근저에 흐르는 '기생 의식'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계속하기로 한다 밝아오는 날을 위해 두어 시간이라도 눈을 붙여야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