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6명이나 생떼같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것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경찰에 의한 죽음이었습니다. 누구라도 인명사고를 예견할 수 있을 정도의 시너와 화염병이 있는 줄을 알면서도 경찰은 특공대까지 투입하여 무리한 작전을 감행했습니다. 그 결과가 6명의 죽음이었습니다.

검경은 이에 대해 사고였다고 말합니다.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였다고 해서 그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의 99%는 사고사입니다. 그렇지만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그 책임은 묻습니다.

이번 용산참사는 아무리 느슨하게 보더라도, 다시말해 검경의 발표대로 그것을 사고로 본다고 해도, 그 사고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 작전이었습니다.


용산 2009. 1. 20.

"철거민, 우리는 썩은 세상에 우리의 분노를 던진다!"


우선 경찰은 농성 25시간만에 진압을 서둘렀습니다. 특공대까지 투입하는 강경 진압을 시도하면서도 예상되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시너로 인한 화재에 물대포를 쏘아댔고, 추락에 대비한 에어매트 한 장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컨테이너에 실어 불이 활활 타오르는 망루로 경찰을 투입했습니다. 더 죽지 않은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지경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이건 정신 나간 짓 한 게 맞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나간, 무리한 작전을 펼쳤으면서도, 그 결과 무려 6명의 목숨이 불에 타 스러져갔는데도 경찰은 이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말합니다. 검찰 또한 이에 대해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습니다. 상식이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이 작전의 최종 책임자이자 작전을 최종 승인한 경찰 총수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우리의 대통령 각하는 이 사실이 못내 받아들이기 힘드셨던 모양입니다. 이를 두고 실로 비통해마지 않으셨다는 소식입니다. 김석기 아버지의 스토리까지 언론에 띄우면서 금세 다른 요직에 쓰겠노라는 의지까지 표명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김석기의 낙마를 안타까워 하는 이가 여기 또 하나 있었습니다.
중앙일보에서 만평을 담당하는 김상택이라는 친구입니다.


[김상택 만평] 2월 11일

[김상택 만평] 2월 11일


김상택의 만평에 따르면 김석기는 없는 '죄'를 뒤집어쓴 '희생양'입니다. 그런데 이 희생양은 보통 희생양이 아닙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냐"고 따져묻고 있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희생양입니다.

우연히 저 카툰을 보면서 할 말을 잃습니다. 횡발수발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까닭입니다. 도대체 초딩만도 못한 인식틀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아무리 애증이 크다고 해도 그래도 명색이 일간지의 만평란을 맡고 있는 이의 균형 감각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어서입니다.  

우리집 초딩도 이 정도의 균형감각은 있습니다. -_-


초딩카툰

[초딩카툰] 용산 2009.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