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깨진 usb 메모리 복원하기'로 잡았다. 혹시라도 이 제목 때문에 찾아오신 분이라면, 이 글은 usb의 내용물에 대한 복원 이야기가 아님을 먼저 밝혀둔다. 이 글은 말 그대로 '깨진 usb', 즉 파손된 '하드웨어 usb'에 대한 이야기다.

그동안 잘 사용하던 usb가 깨졌다. 더 정확히는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usb의 삽입구가 파손되었다. 어쩌다 바닥에 있는 usb를 잘못 밟은 결과다. 유감스럽게도 복원 작업을 시작하기 전의 파손된 usb 모습을 찍어두지 못했다.

 

깨진 USB 메모리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깨진 USB 메모리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위 사진은 복원 작업을 하던 중에 찍은 사진이다. 왼쪽 V자 체크된 건 이 usb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다른 데서 떼온 것이다. 아래서 곧 보게 될 것이다.

암튼, 살짝 밟힌 usb는 사진에서 보는 저 모양이 되었고, 당연히 인식이 되질 않았다. 왜냐면 그게 usb 포트에 넣었을 때 아귀가 서로 딱 들어맞아야 하는데, usb 포트와 암수로 결속할 지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혹시 이런 경우도 a/s가 되나싶어서 샌디스크 판매 및 a/s를 맡고 있는 소이전자로 전화를 했다. 물리적인 파손이나 침수 등은 a/s 불가라는 답변이었다.

깔끔하게 버리기로 했다. 괜히 갖고 있으면 속만 더 상하지싶었다. 그러다 usb 가격이궁금해졌다. 지마켓에서 검색하니, 일만원대 초반이다!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가격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가격

 

헐~ 이게 이렇게 쌌었나? 싶었다. 믿기지 않아서 구매 내역을 뒤졌다.
59,660원. 340원 모자라는 6만원이다.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가격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가격

 

마음이 달라졌다. 이걸 한 번 고쳐써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했으면 행동한다. 내 주특기다. 바로 준비 들어갔다.  

깨진 usb를 복원하려면, 우선 깨진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게 필요했다. 서랍을 뒤져서 쓰지 않는 usb 리더기를 찾았다. 그리고 과감하게 칼질을 했다. 말은 쉽지만, 저거 저 정도로 자르느라고 용깨나 썼다. (내가 원래 손으로 하는 일에는 영 재주가 없다. ^^)
 

이게 그 결과다.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자세히 보면 엉망이다. 삐딱하게 잘라진 데다가, 얼마나 용을 썼으면 떼어낸 부분도 옆쪽 지지대 부분은 거의 다 박살이 났다. 덧붙일 usb 원판 옆에 두고 보면 문제가 뭔지 그냥 드러난다.  

 

깨진 USB 메모리 복원하기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깨진 USB 메모리 복원하기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그렇다. 삐딱한 부분이 반대로 잘렸다. 그래도 기왕 시작한 일이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 이번엔 오른쪽 usb 원본을 썰어볼 차례다. 떨어져 나간 부분을 반듯하게 만들어야 한다. usb의 깨진 부분을 써는 과정 역시 녹록치가 않았다. 잘못 자르면 회로가 손상될 여지가 컸다. (지난했던 그 과정은 생략한다.)

이제 순간접착제로 저 둘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두 장치를 서로 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고민 끝에 테이프로 대강 붙여보기로 했다. 다음은 그 결과물이다.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많이 어설프다.
옆에 누구라도 있었다면, 서툰 솜씨를 타박하는 소리에 아마 벌써 포기했을 것이다.

위의 상태에서 순간접착제를 바르고, 접착제가 마를 즈음하여 테이프를 떼어냈다. 그리고 테이프가 붙어있던 부분에 순간 접착제를 발라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이게 그 결과물이다.
안다. 엉터리라는 거. 어설프기 짝이 없다는 것.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손재주의 끝이 여기까지인 것을.  

 

에니웨이, 다 왔다. 
이제 복원한 us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

어떨 거같은가?
작동은 할 거같은가? ㅋ



그런데,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에 앞서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샌디스크 크루저 블레이드 Z50 usb 메모리에 대한 얘기다.

내게는 꽤 많은 usb 메모리카드가 있다.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이 usb 메모리 카드들을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이 usb 들은 모두 지금 다루고 있는 깨진 Z50 usb 와는 다른 점이 있다. 이들 usb는 다들 삽입구 부분이 보호되어 있거나 아니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 반면, Z50 usb만은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고 깨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실제로 보면 더 가냘프고 정말 부서지기 쉽게 되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얘기를 왜 하느냐면, usb 메모리를 살 때는 가능하면, 가능하면 튼튼한 걸 사라는 얘길 하고싶어서다. 아무리 조심해서 다룬다고 해도, usb 카드의 특성이 휴대성에 있는 만큼 어디든 들고 다니는 물건이다. 파손의 염려는 언제나 있는 것이다.

 

이제 복원한 결과를 볼 차례다.

일단 usb 포트에 들어가는지가 관건이다. 처음에는 잘 들어가지 않았다. 위쪽에서 이미 본 대로 매끈하게 마무리가 안 된 탓이다. 그렇지만, 여기가지 와서 포기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무대뽀로 밀어넣으니... 들어갔다! 도킹 완료.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그렇다면, 인식은 잘 될까?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잘 안 된다. 하드웨어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뺐다 넣기를 몇 번 반복해봤다. 뻑뻑하던 느낌이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고 여겨지는 순간, 

 

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파손된 USB 메모리 복원하기

 

 

떴다. 

드디어 Cruzer Blade 64G가 제대로 인식되었다. 의지의 대한국민 만세다.

잘 쓰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