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돌아왔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다.
한겨레신문을 보니, 최순실 귀국을 전후하여 최순실 측에서 조직적으로 증거인멸과 짜맞추기를 시도한 흔적이 드러났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런데 피의자가 검찰 조사 받기 전에 증거인멸하고 짜맞추기 하는 게 어디 최순실 뿐이겠는가. 그건 그냥 모든 피의자가 시도하는 당연한 일이고 수순이다.
최순실 귀국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당분간 귀국하지 않겠다던 최순실이 왜 갑자기 귀국하겠다는 입장으로 생각을 바꾸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설마 김주하 앵커의 "언니에게 의리를 지키라"는 호소에 감동을 먹은 나머지 내린 결심은 아닐 것이다.
최순실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귀국한 걸까?
태블릿 PC 때문일 것이다.
'최순실 태블릿 PC'인가 '손석희 jtbc 태블릿 PC'인가
지금 온 나라가 최순실이라는 이름 하나로 도배질되고 있다. 모든 언론이 나서 하루종일 최순실을 부르대고 있다. 가히 블랙홀이라 할만하다.
당연히 국민은 허탈감에 빠졌다. 그러나 언론은 최순실 이름 하나로 최고의 성가를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있다. 이 모든 뉴스를 폭발하게 한 뇌관은 누가 뭐래도 '최순실의 태블릿 PC'였다.
그런데, 이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곧 'jtbc 손석희의 태블릿 PC'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이 아니라 실제로 바뀔 개연성은 매우 높다. 내가 보기에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jtbc 손석희의 태블릿 PC'로 바뀔 개연성은 거의 99%다.
최순실이 귀국을 결심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태블릿 PC에 대한 자신감이다. jtbc 손석희의 거의 모든 주장은 문제의 태블릿 PC가 최순실이 사용하던 것임을 확신하는 데서 출발한다.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이 모든 논쟁의 가장 주요한 논거이자 제일 전제다.
문제는 이 전제가 그리 탄탄해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jtbc 손석희가 주장하는 '최순실의 태블릿 PC'에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첫번째 한계는, 손석희와 jtbc가 주장하는 '태블릿 PC'로 문서를 받아보고 내용을 수정했다'는 대목이다.
태블릿 PC로 문서 작업을 jtbc가 보도하는 정도로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하물며 최순실은 우리 나이로 환갑이 넘은 나이다. 60대의 아주머니가 태블릿을 과연 그만큼이나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상식에 부합하다. 귀국한 최순실이 변호사의 입을 통해 귀국 일성으로 주장한 것도 이것이었다.
최순실은 변호인을 통해 문제의 태블릿 PC에 대해 "관리인에게 그걸 줘서 버리게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자신의 '국정 개입' 물증으로 거론되는 태블릿 PC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얘기라고 봐야 한다.
jtbc의 주장과 추론은 이밖에도 여러 곳에서 한계를 보인다. 받아본 날짜와 수정한 시각 등을 전하는 대목이 그렇고, 특히 태블릿 PC의 입수 경위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이 부분에 대한 얘기는 그러나 터치하기엔 너무 긴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글에 대한 논거로는 위에서 전한 논거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이에 대한 얘기는 략한다.
'최순실 태블릿 PC'인가 '손석희 jtbc 태블릿 PC'인가
최순실이 귀국을 결심한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고려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자신의 '국정 개입' 물증인 문제의 태블릿 PC가 최순실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최순실의 귀국은 일단 가장 주요한 물증을 무력화화고 나면, 한번 싸워볼만한 여지가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결과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제 상황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만일 문제의 태블릿 PC가 손석희와 jtbc가 보도한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아니라면, 이 싸움의 양상은 이내 공수가 서로 바뀌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제까지 공격을 담당하던 jtbc와 손석희는 방어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된다.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이제 'jtbc 손석희의 태블릿 PC'가 되는 것이다.
내가 보는 이 싸움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덧>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최순실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핀트를 잘못 맞춘 탓에 그 타겟이 타격 지점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태블릿 PC의 주인이 잘못 특정되었다면 그 개연성이 크다. 어떤 경우에도 언론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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