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이 조선일보에 박근혜 대통령의 '자살'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듯한 칼럼을 기고했다.
12월 2일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이라는 칼럼에서 이문열은 대뜸 "죽기에 좋은 계절이다"고 칼럼을 시작한다.
"참으로 많은 죽음이 요구되고 하루라도 빨리 그 실현이 앞당겨지기를 요란하게 기다리는 시절"이라면서 "매스컴은 그런 죽음을 예고하고 혹은 초대하는 이야기"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악머구리 들끓듯 하다고 말한다.
그리곤 이내 어느 여왕의 이야기를 들고 나온다.
박근혜 '자살' 조장하는 이문열의 조선일보 칼럼?
어느 나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국가 권력이 전복되고 여왕은 잠적했다. 여왕을 닮은 창녀 하나가 여왕으로 오인 받아 총살대 앞에 섰다. 창녀는 여왕의 의연함과 위엄으로 기품있고 비장한 죽음을 맞았다. 그러자 군중은 "눈물과 탄식으로" 자신들의 여왕을 애도한다.
이게 뭔가?
칼럼을 보면서 소름이 돋는다. 이건 박근혜에게 죽음을 암시하는 메시지가 아닌가? '폭도'에게 끌려가 갖은 모욕과 고통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어서 품위를 지키고 보수의 고귀함을 보이라는 얘기 아닌가.
문득 군중으로부터 온갖 모욕과 고통을 당하다가 자살 이후 '진보의 아이콘'으로 되살아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오버랩된다.
그러고 보면 '죽어라, 죽기 전에'라는 칼럼의 제목부터가 이미 의미심장했다. 이문열은 "이 땅의 보수의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죽어라, 죽기 전에!".
이 메시지가 전하는 바는 무엇인가. 보수가 사는 길은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것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 곧 죽음이 필요하다.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강요당하느니, 기품있게 죽으라는 얘기다.
"그 순간 그 창녀는 세상의 그 어떤 여왕보다 더 품위 있고 고귀한 여왕이 되어 죽는다."
이문열은 지금 보수의 재기를 위해 박근혜의 자결을 종용하는 것인가?
"그래서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이상을 담보할 새로운 정신으로 태어나 힘들여 자라가기를. 이 땅이 보수 세력 없이 통일되는 날이 오기 전에 다시 너희 시대를 만들 수 있기를."
박근혜가 이같은 메시지를 남기고 자결한다면?
세상은 확실히 바뀔 것이다. 박근혜는 보수의 아이콘이 되어 길이 살아남을 것이다.
너무 끔찍한 비약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이문열의 자살 조장 의혹은 위에서 인용한 여왕의 얘기에만 있는 게 아니다.
"또" 있다.
이문열은 "16세기 수피즘의 시인 술탄 바후의 노래 가운데는 이런 구절이 있다"고 말한다.
'사람 모두가 두려워하는 죽음/ 사랑하는 이는 기꺼이 맞네/ 그래야만 참으로 사는 거니까.'
"그리고 또 다른 노래"도 있다고 말한다. '마호메트의 금언'에 나오는 노래다.
'여보게 바후/ 죽기 전에 죽세/ 그래야 그분께 이를 수 있다네.'
이 노래를 인용하면서 이문열은 굳이 자신의 해석을 덧붙인다.
"여기서 죽기 전의 죽음이란 정신적 죽음, 참다운 소생을 위한 낡은 정신의 죽음 같은 것을 말하지만 요즘 같은 때는 왠지 되새겨 보게 되는 구절이다."
저 노래에서 말하는 죽음은 정신적 죽음을 말하는 거지만, 요즘 같은 때는 왠지 되새겨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뭘까?
나는 그 답이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자살'이다.
지나친 비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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